살며, 느끼며...

크리스탈처럼 영롱한...

권연자 세실리아 2021. 1. 13. 14:09

 

새 해가 되면서 시작된 강추위가 계속되더니

오늘부터 추위가 약간이나마 누그러드나보다.

 

이곳 물푸레마을로 옮겨온 후

세 번 째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데

눈 다운 눈을 구경할 수 없었다.

 

며칠 전,

어쩌다가 거센 바람에 휘날리며 내린 눈...

계속된 강추위에

산이며 아파트 지붕 위에 내려앉은 눈이 아직 녹질 않는다.

 

오늘부터 날씨가 풀린다니

아파트 14층에서 내려다 보는 눈 풍경이 사라질까봐

괜스리 조마조마하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눈이 내리면 설레이게 되니

철이 들려면 아직 멀은 듯 하다.

 

문득,

산 밑에 있는 정든 옛집이 떠오른다.

눈이 흐므지게 많이도 내리곤 했었는데...

유리창이 많던 그 집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내다볼 때면

가슴 설레며 어쩔 줄 몰라하던 일들이 엊그제 일 같다.

지붕 위의 눈이 녹아 내리면

크리스탈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고드름 기둥이 생기곤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