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싶은 詩
한밤중에 잠이 깨어 / 정 양 詩人
권연자 세실리아
2010. 9. 13. 16:18
한밤중에 잠이 깨어
한때는 이 세상
알고 싶은 것도 그리 많더니
세상 눈치 쌓이어
무얼 그렇게 몸살나게
알고 싶었던가조차 그럭저럭
까맣게 잊고 지낸다
알 만한 것들은 어느새
다 알아버리고 만 것이냐
알아도 알아도 소용없는 것들이
잊어버린들 아무 소용없는 것들이
언제부터 나를
가두는 것이냐
보일 속은 다 보여서
이 세상에 대하여 이제는
더 보일 속도 없다
더 보일 속도 없이
비천하게 비열하게 비겁하게
한 목숨 부비며 사는 것이
나에게는 그럭저럭 어울리는 일이라고
골백번을 다짐했던가
캄캄하게 갇히어
기를 쓰고 돌아눕는다
鄭 洋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