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에 詩集 출간한 할머니 / 시바타 도요
< 말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저금>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하늘>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나>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기쁜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어머니
>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시바타 도요는 올해 100세 할머니이다.
도요가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둔 100만 엔을
털어 첫 시집 '약해 지지마'를 출판 100만 부가 돌파되어
지금 일본 열도를 감동 시키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런 와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 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