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 저런 글

99세에 詩集 출간한 할머니 / 시바타 도요

권연자 세실리아 2011. 8. 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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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저금>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하늘>

 

외로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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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기쁜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시바타 도요는 올해 100세 할머니이다.

도요가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둔 100만 엔을

털어 첫 시집 '약해 지지마' 출판 100만 부가 돌파되어

지금 일본 열도를 감동 시키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런 와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 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