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오늘의 묵상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는,
법의 준수 여부 못지않게 법의 정신을 제대로 알고 지키는지를 헤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법의 정신을 헤아리지 않고서 법을 지키는 데에만 관심을 둔다면,
그것은 율법주의에 빠지는 것입니다.
구약 성경의 미카서에는 이러한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아가고,
무엇을 가지고 높으신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합니까?
번제물을 가지고,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 분 앞에 나아가야 합니까?
수천 마리 숫양이면, 만 개의 기름 강이면 주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내 죄를 벗으려면 내 맏아들을,
내 죄악을 갚으려면 이 몸의 소생을 내놓아야 합니까?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이고,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
분께서 너에게 이미 말씀하셨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아니냐?”(6,6-8)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겉보다도 속을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법에서도 내면의 정신을 헤아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법은 우리를 옭아매는 족쇄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우리가 한층 더 자유롭고 기쁘게
당신과 친밀한 관계를 이루도록 이끄시는 그분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그 법은 단지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이 그러했듯이,
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을 향한 비난의 도구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한재호루카신부
(제주교구 서귀복자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