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처럼 여겨진 군중에 대해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을 가르치십니다.
여기서 ‘가엾은 마음이 들 다’(스플랑크니조마이, splangkhnizomai)라는 동사는
‘배 속’, ‘내장’을 의미하는 낱말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가엾은 마음’이란 속이 요동칠 정도의 감정을 의미합니다.
신약 성경에서 이 동사는
예수님의 마음 상태를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또 복음서의 세 가지 비유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비유들도 온갖 사랑으로 가득한 경우입니다.
첫 번째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 참조)입니다.
한 사마리아 사람은 길에서 강도에게 폭행당해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서는
속이 요동칠 정도의 연민을 느낍니다.
두 번째는 만 탈렌트를 빚진 종에 대해
그 주인 이 가엾은 마음을 갖습니다(마태 18,27 참조).
비록 비유의 말씀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한 탈렌트가 6천 데나리온이고, 한 데나리온이 하루 품삯이니,
한 데나리온을 우리 돈의 5만원으로 친다 해도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이 엄청난 빚을 그냥 탕감해 줍니다.
세 번째는 돌아온 아들을
멀리서 아버지가 알아 보고 느낀 마음입니다(루카 15,20 참조).
미리 유산을 받고 도망친 아들, 호화로운 옷을 입고 ‘먼 고장’으로 가버린 아들,
이제는 거지가 되어 누가 보아도
그 아들이라고 알아볼 수 없는 아들 을 아버지는 알아봅니다.
그것도 멀리서 알아보고 가엾은 마음을 갖습니다.
이처럼 가엾은 마음이 든다는 것은 상대방의 고통과 아픔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어 내 마음이 요동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을 예수님께서 느끼시어
꿀맛 같은 휴식도 포기하시고서 사람들을 만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간절히 예수님을 찾을 때
그분께서는 그러한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십니다.
(한재호루카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