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권연자 세실리아 2014. 12. 11. 10:47

 

 

 

 

2014년12월10일 대림 2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오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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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것이 삶의 멍에와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삶의 멍에와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다만, 의미 없고 부질 없는 멍에와 짐 대신에,

당신께서 주시는 멍에와 짐으로 바꾸어 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당신의 멍에는 편하고 짐은 가볍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왜 예수님께서 주시는 멍에와 짐은 가벼운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멍에와 짐은 옳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옳음은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멍에와 짐이 아무리 힘겨운 것이라 한다 해도, 옳고 아름답기에 질 수 있는 힘이 허락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참된 안식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예수님께서는 말씀하고 계십니다.

희망이 없는 멍에나 짐은 고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따라서 그분께서 함께 지자고 하시는 멍에와 짐은 희망을 전제합니다.
사랑이 이유가 되지 않는 멍에나 짐도 고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따라서 그분께서 함께 지자고 하시는 멍에는 아름답습니다.

힘이 든다는 것이, 아픔이 있다는 것이 안식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그 어떤 실존적 악조건 안에서도,

우리는 참된 의미의 행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신앙의 힘이고, 신앙이 주는 체험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멍에와 짐은 십자가를 의미합니다.
옳음을 따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피곤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삶이 전부라면 사실 십자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삶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또한 십자가 없이 이 삶을 제대로 살 수 없음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십자가가 진짜 십자가이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