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 저런 글 85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살아보니까 / 장영희 교수(1952.9.14~2009.5.9) 장영희 전 서강대 교수는 평생 소아마비로 살아오면서, 세번의 암과 투쟁하면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던 분입니다. 그분의 글 공유합니다.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깍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법정스님과 이해인 수녀님의우정어린 편지 ..

●이해인 수녀님의 편지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 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꼿꼿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 산을 바라보며 두런 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 가끔 삶이 지루하거나 무기력해지면 밭에 나가 흙을 만지고 흙 냄새를 맡아 보라고 스님은 자주 말씀하셨지요 며칠전엔 스님의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나 오래 묵혀 둔 스님의 편지들을 읽어보니 하나같이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닮은 스님의 수필처럼 향기로운 빛과 여운을 남기는것들 이었습니다. 언젠가 제가 감당하기 힘든 일로 괴로워할 때 회색 줄무늬의 정갈한 한지에 정성껏 써보내 주신 글은 불교의 스님이면서도 어찌나 가톨릭적인 용어로 씌어 있는지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그냥 걷기만 하세요

한 걸음, 한 걸음 삶을 내딛습니다. 걸음을 떼어 놓고 또 걷고 걷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짊어지고 온 발자국은 없습니다. 그냥 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우리 삶이고 세월입니다. 한 발자국 걷고 걸어온 그 발자국 짊어지고 가지 않듯 우리 삶도 내딛고 나면 뒷발자국 가져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냥 그냥 살아갈 뿐 짊어지고 가지는 말았으면 하고 말입니다. 다 짊어지고 그 복잡한 짐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냥 놓고 가는 것이 백번 천 번 편한 일입니다. 밀물이 들어오고 다시 밀려 나가고 나면 자취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세요. 애써 잡으려 하지 마세요. 없어져도 지금 가고 있는 순간의 발자국은 여전히 그대로일 겁니다. 앞으로 새겨질 발자국, 삶의 자취도 마음 쓰지 말고 가세요. 발길 닿는 대로 그..

참 닮았다고 여겨지는 사람

[오래 전, 2013년 1월 13일 바로 오늘 나는 누군가의 글에 공감하고 '좋아요'를 눌렀다. 많은 세월이 지났으니 물론 나는 다 잊고 있었지만, 페북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일을 귀띰해 준다. '당신이 옛날에 그랬잖아요~' 라고. '그랬구나~' 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오늘도 역시 가슴에 다가오는 글이기에 여기에 옮겨왔다.] 참 닮았다고 여겨지는 사람 살다보면 만나지는 인연중에 참 닮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혼이라는게 있다면 비슷하게 생겨먹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을 보면 다 알아버리는 그 사람의 속마음과 감추려하는 아픔과 숨기려 하는 절망까지 다 보여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전생에 무언가 하나로는 엮어진게 틀림이 없어보이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깜짝깜짝 놀랍기도 하고 화들짝 반..

새해 결심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말하지 말 것 '논 숨 콸리스 에람 -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다' - 이 말을 수첩 앞장에 적어 놓을 것 물을 더 많이 마실 것 길이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잊고 여행할 것 자서전은 직접 써내려 갈 것, 다른 사람이나 운명이 대신 쓰게 하지 말고 가슴이 원하는 것이면 할 것 바깥으로 넓어지고 안으로 깊어질 것 신발에 들어간 돌을 다 털어 내지 말 것, 그 불편함이 나의 존재감을 증명해 줄 것이므로 두 꽃 중에서 폭풍우를 이겨 낸 꽃을 선택하고, 두 거짓말 사이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거짓말을 선택할 것 많은 해답을 가진 사람을 멀리 할 것, 그 대신 상처 입은 치유자와 걸어갈 것 자신은 아픔이면서 그 아픔의 치료제임을 기억할 것 나뭇가지를 신뢰하는 대신 자신의 날개를 신뢰할 것 음정이 ..

그리운 사람 되기

*저 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어느 굽이진 길목에서 한 평생 그리운 이를 만날 수 있었으면...*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어쩌면 이렇게 나의 생각과 똑같은 글을 다른 누군가가 썼을까! 너무 신기해서 내가 쓴 글로 착각까지하며 여기 올린다^^.** 연초에 늘 휴대폰 연락처를 정리한다. 지나간 누군가는 삭제되고 새로운 누군가는 등재된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러할 것이다. 일로 연결된 사람은 지워 버리고 싶지만 지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삭제의 기준은 3년간 한 번도 통화하지 않은 사람이다. 대개 일이 끝나면 자연스레 관계도 사라진다. 사람 사이의 인연에도 생로병사가 존재한다. 물론 오랜 기간 연락하지 않았지만 번호가 저장된 사람들도 있다. 그들과의 관계는 떠남과 만남이 중요하지 않은 관계이..

얼굴 풍경

사람의 얼굴은 유전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의 성격대로 자신의 이미지대로 변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내 얼굴의 변천사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마치 매일 가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 최인호의《산중일기》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어느날 받은 내용인데 크게 공감했었다. 중국 화가 '관 웨이싱(Guan Weixing)' 의 인물 수채화. [Shanbeis Sunshine]

소문의 은빛 여우… 홀린 듯 -27도 섬으로 갔다

다시 공항을 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딜 찾고 싶은가. 새로운 여행도 좋겠지만, 한 번은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면.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찾고 싶은 그곳. 염천 더위에 대신 떠나는 지상(紙上) 여름휴가. 지난겨울 눈에 덮인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최남단에 있는 토비지나곶으로 가는 숲길도 이와 같았다. 은빛 여우는 이 순백의 어딘가에서 몸을 숨기고 있으리라. 다시 찾으면, 그때는 꼭 만날 수 있겠지. /AP 연합뉴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겨울, 나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신작 취재차 편집자와 함께 떠난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바이칼호수로 갈 예정이었다. 그때만 해도 시베리아는 낭만과 상상의 땅이었다. 광활한 설원과 자작나무 숲과 썰매 개들이 질주하는 겨울왕국. 낭만은 무..

세상이 그댈 힘들게 하여도..

외모가 아름다운것은 타고나는 것이려니 그리 내세울것은 아니구나 전철안 노인좌석에서 거나하게 취해 마치 세살 아이처럼 투정을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저 망령된 노인 늙어 아름다운 모습은 참으로 내세울만한 일이로다 그대 젊어 아름다운이여 부디 늙어서도 아름다우시라 [전재현님의 글, 페이스북에서 모셔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치지 않고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어떻게 등잔이 탑니까? ... 그것은 끊임없이 심지를 태우는 몇 방울의 기름 때문입니다. 우리 삶 속의 등잔에서 이 기름 방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일상 속의 작은 것들 곧 성실함, 친절한 말 한마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침묵을 지키고 바라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입니다. 당신의 등잔을 계속 타오르게 하십시오. - 마더 데레사 [출처 :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