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12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하루..

행복감으로 가슴 뿌듯했던 밤을 보냈다. 현실에서 이렇게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아니, 기억 속에 이런 종류의 행복감을 느껴 본 기억은 아예 없는 듯 하다. 살다보니 이렇게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찾아 온 것이다. 푸욱 자고 행복한 아침이 밝았다. 정오 미사에 참례하려고 느긋하게 준비하고 시간 맞춰 성당으로 갔다. 어제 도착한 순례자들은 짐을 벗어 놓고 홀가분한 모습으로, 오늘 오전에 도착한 이들은 짐을 질머진 채로 성당으로 모여들었다. 수녀님이 미사전에 성가 연습을 시키더니.... 드디어 신부님이 입당하시고, 순례자들은 저마다 감동에 젖어있고 미사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미사가 시작되면서 신부님께서 어제 오후부터 오늘 오전 11시 이전으로 도착한 순례자들을 각 나라별로 불러..

산티아고 가는 길 35 / 자욱한 안개 속으로, 안개처럼 스며들어 걷는 길..

2012년 11월 8일 / 35 일째 사리아(Sarria) → 뽀르또마린(Portomarin) / 22.5km (사리아→바르바델로→페레이로스→뽀르또마린) 이른 아침, 밤새 추워 떨었던 알베르게를 나오니 안개가 자욱하다. 어제 기를 쓰고 올라온 이 언덕에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도시를 내려다 보려던 희망은 접어야..

산티아고 가는 길 33 / 뽀이요 고개를 넘어 콧노래 흥얼거리며 내려오던 산길..

2012년 11월 6일 / 33 일째 오스삐딸 다 꼰데사(Hospital da Condesa) → 뜨리아까스떼야(Triacastela) / 16km (오스삐딸 다 꼰데사→빠도르넬로→폰프리아→뜨리아까스떼야) 우리 외에 몇 안되는 순례자들과 하루 밤을 보낸 작은 알베르게는 산 속 마을의 고즈넉한 정취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

산티아고 가는 길 30 / 비로 인한 '브레이크 타임',,감사를 느끼며 행복했던 날..

2012년 11월 3일 / 30 일째 까까벨로스(Cacabelos) → 비야프랑까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 / 7.5km (까까벨로스→비야프랑까 델 비에르소) 밤에 비 내리는 소리가 들려 심난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한 여름 장맛비처럼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수용소 같은 알베르게에서 한밤에 화장..

산티아고 가는 길 29 / 곱게 물든 포도밭 사이로 까까벨로스 가는 길..

2012년 11월 2일 / 29 일째 리에고 데 암브로스(Riego de Ambros) → 까까벨로스(Cacabelos) / 28km (리에고 데 암브로스→몰리나세까→뽄페라다→꼴룸브리아노스→깜뽀나라야→까까벨로스) 산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마을 리에고 데 암브로스! 어제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이곳에 머물게 되긴 했지만..

산티아고 가는 길 28 / 철십자가 아래 내려놓은 치명자산 돌, 그곳에서 천 년을 기도가 되거라..

2012년 11월 1일 / 28 일째 라바날 델 까미노(Rabanal del Camino) → 리에고 데 암브로스(Riego de Ambros) / 20.5km (라바날 델 까미노→폰세바돈→(끄루스 데 페로)→만하린→엘 아세보→리에고 데 암브로스) 침대가 촘촘히 붙어 있는 방이어서 사람들의 체온을 합한 온도만으로도 난방이 될 지경이었..

산티아고 가는 길 26 / 떡갈나무 숲에서 바람결에 들리던 휘파람 소리..

2012년 10월 30일 / 26 일째 비야당고스 델 빠리모(Villadangos del Paramo) → 아스또르가(Astorga) / 29km (비야당고스 델 빠라모→산 마르띤 델 까미노→오스삐딸 데 오르비고→ 산띠바녜스 데 발데이글레시아스→산 후스또 데 라 베가→아스또르가) 어제 오후, 목적지까지 4.5km를 남겨둔 지점에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