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안녕~, 내일 또 만나요~~!

권연자 세실리아 2021. 2. 24. 12:32

지는 해는 아름답다못해 슬프다.

하루 종일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다가

그 눈부시던 빛을 미등처럼 줄여놓고

고단한 몸을 서산마루에 기대었을 때

석양 빛과 더불어 그 아름다움은 최고가 된다.

 

여러해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캄캄한 새벽녘에 길로 나서서 걷기 시작하면

한참만에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마침내 찬란한 아침 해가 떠오른다.

날마다 서쪽에 있는 산티아고를 향해 걷기때문에

아침 해는 등 뒤에서 떠오르곤 했었다.

아마도 그때

평생 봐야할 해 뜨는 광경을 다 보았을지싶다.

 

물푸레마을로 이사온 후,

'해지는 방'에서 날마다

지는 해를 보는 복된 시간을 누리고있다.

어디로 가면 저렇게 아름다운 해를 또 볼 수 있을까! 

아름다운 석양 노을과 산 너머로 빠져드는 빨간 해를 향해 

'안녕~! 수고했어요, 내일 또 만나요~~'

손을 흔드는게 빠질 수 없는 나의 일과가 되었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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