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는 아름답다못해 슬프다.
하루 종일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다가
그 눈부시던 빛을 미등처럼 줄여놓고
고단한 몸을 서산마루에 기대었을 때
석양 빛과 더불어 그 아름다움은 최고가 된다.
여러해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캄캄한 새벽녘에 길로 나서서 걷기 시작하면
한참만에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마침내 찬란한 아침 해가 떠오른다.
날마다 서쪽에 있는 산티아고를 향해 걷기때문에
아침 해는 등 뒤에서 떠오르곤 했었다.
아마도 그때
평생 봐야할 해 뜨는 광경을 다 보았을지싶다.
물푸레마을로 이사온 후,
'해지는 방'에서 날마다
지는 해를 보는 복된 시간을 누리고있다.
어디로 가면 저렇게 아름다운 해를 또 볼 수 있을까!
아름다운 석양 노을과 산 너머로 빠져드는 빨간 해를 향해
'안녕~! 수고했어요, 내일 또 만나요~~'
손을 흔드는게 빠질 수 없는 나의 일과가 되었다.
행복하다.
'살며, 느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 날의 기억.. (0) | 2021.03.09 |
---|---|
봄 마중하러.. (0) | 2021.03.01 |
동백꽃 질 때.. (0) | 2021.02.20 |
석양 (0) | 2021.02.09 |
'옹달샘'도 새 집으로 이사... (0) | 2021.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