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세상

프랑스 카르투시오 수도회

권연자 세실리아 2012. 7. 26. 16:53

            죽어서도 못나가는 절대 침묵의 수도원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침묵'의 배경, 대화는 1주일에 단 1번 허용…

             

 

             출처 : Chosun.com/문화:이태훈 기자 

 

 

 

   

▲ 1주일 중 유일한 대화 시간인 '월요 등산'을 마치고   ▲ 완벽한 침묵과 기도 속에 사는 카르투시오 수도자가 자신의 방에서 독서하고있다.

돌아온 수도자들이 침묵에 들어가기 전 이야기를          수도원에서 평생을 보낸 수도자들은 사후에도 수도원 안에 묻힌다./Pelerin사진       

나누고 있다.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지향과 소명은 침묵 안에 머무르는 것과 이 방 안에서 고독에 응답하는 것이다."

수도자가 사용했던 방 안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해발 1300m가 넘는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 산자락의 생 피에르 드 샤르트뢰즈.

완전한 침묵, 전적인 헌신, 근면한 노동, 세계를 위한 중보기도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아가는

카르투시오 수도회의 총 본산, 그랑 샤르트뢰즈 수도원이 있는 곳이다.

베네딕도회와 프란치스코회가 세상에 더 깊이 다가가기 위해 문을 열고 있다면,

카르투시오 수도회는 전통 그대로의 철저한 고독과 침묵을 1000년째 이어오고 있다.

한 번 입회하면 죽어서도 수도원 안에 묻히는 카르투시오회 수도자들.

그들이 1957년까지 살았던 건물 하나는 지금은 박물관이 돼 신심 깊은 순례객과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을 맞고 있었다.

수사 사제 21명과 평수사 12명 등 33명의 수도자들은 인적이 더 드문 곳,

걸어서 20분쯤 걸리는 산속 깊숙이에 살고 있다.

작년에 4만명, 올해는 11월 초까지 5만명이 박물관을 방문했고,

멀리서 수도원의 모습을 바라본 뒤 떠났다.

그랑 샤르트뢰즈 수도원은 국내에도 개봉된 영국 감독 필립 그로닝의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침묵'의 현장이기도 하다.

1084년, 덕망 높은 프랑스의 신학교수였던 성(聖) 브루노(1035~1101)는 6명의 동료와 함께

샤르트뢰즈의 알프스 산 골짜기 전나무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성직매매와 성직자들의 부패, 수도원 세속화에 맞섰던 교황 그레고리오 7세의 개혁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성직자였다.

당시는 카르투시오회뿐 아니라 시토회 등 엄격한 침묵과 은둔의 수도회들이 잇따라 세워졌다.

수도자들의 일상은 천 년 전 성인의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새벽 6시 반에 일어난 뒤

라틴어로 드리는 기도와 그레고리안 성가, 미사, 독서와 노동의 반복이다.

저녁 7시 15분에 한 번 잠자리에 들고, 11시 반에 일어나 새벽 3시 15분까지 다시 기도와 미사를 드린다.

박물관에 그대로 보존된 수사들의 생활공간은 이런 일상에 알맞도록

각각 2층짜리 독채로 분리돼 있었다.

1층에 조그만 정원과 목공 및 철공 작업실, 화장실이 하나씩 있는 작업공간이다.

2층은 작은 침대와 책상, 성모 경당이 있는 생활공간이다.

하루 두끼 식사는 2층 벽에 복도로 뚫린 식사 투입구를 통해 전달받는다.

일요일에는 모여서 식사를 하지만 이때도 대화는 금지.

대화가 가능한 것은 일주일에 단 한 번, 월요일에 함께 산을 오를 때뿐이다.

이때도 대화 주제는 관상(觀想)기도를 통해 얻은 영적 체험 등 수도생활에 관한 것들로 제한된다.

밖에서 문을 걸어잠근 채 작은 구멍을 통해서 공양(식사)만 받을 뿐,

독방에서 일절 대화 없이 참선수행에만 몰두하는 한국 불교의 무문관(無門關) 수행과도 많이 닮았다.

브루노 성인은 완전한 침묵과 고독 속에 하느님을 만나는 생활을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했다.

그의 철저한 은수(隱修) 생활을 흠모한 교구 주교가 찾아올 때면 브루노 성인이

"가세요, 제발 가세요. 가서 당신의 양떼들을 돌보십시오"라며 물리쳤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다.

현재 카르투시오회는 세계 19곳 수도원에 남성 수도자 370여명이,

5곳 수녀원에 여성 수도자 7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도 경북 상주에 카르투시오 수녀원이,

충북 보은에 남성 수도자들의 카르투시오 수도원이 있다.

박물관 안내를 맡은 직원 아마투치 앨리슨(22)은

"몇달 전에도 27살 흑인 수사 한 사람이 새로 입회했다"고 했다.

세상은 변했지만, 가장 거룩한 형태의 신앙생활을 쫓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며 많은 수도회들이 생존을 위해

규칙을 느슨하게 하고 세상과 타협하던 14세기에도, 카르투시오회는 문을 굳게 닫은 채

단 한 번의 회칙 개정도 없이 엄격함을 지켜냈다.

그 휘장에는 1000년 전과 마찬가지로 '세상은 변하지만 십자가는 우뚝하다'고 쓰여 있었다.

 

 

 

 

             

              아래 사진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침묵" 중에서...

              (수도원의 실제 상황을 촬영한 영화)

                

 

 

 

 

 

                    주방 담당 수사님이 식사 준비하는 모습

 

                

 

 

                각 방의 조그만 쪽문으로 음식을 넣어주는 모습

 

               

 

               

 

 

                창가에서 식사하며 책을 읽고 있는 수사님

               

 

 

                기도하는...

               

 

               

 

                

 

               

 

 

 

               

 

 

 

 

                  새로 입회한 듯한 어린 수사님...

                이 수사님도 자기 한평생을 바쳐 수도원 안에서 기도하며, 노동하며, 침묵속에서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겠지.

                해맑게 잘생긴 얼굴을 보며 어인 일인지 가슴이 먹먹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