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싶은 詩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詩

권연자 세실리아 2010. 7. 22. 17:17

 

                 두 번이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비스와바 심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폴란드 여류 시인. 1996년 노벨 문학상 수상
 
 
 

 

'다시 읽고싶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을 / 안도현  (0) 2010.08.04
눈 내리는 길 내게로 오라  (0) 2010.08.02
우리집.....(이해인)  (0) 2010.07.21
사진찍기 1  (0) 2010.07.16
사포(Sappho)의 詩 / 능금  (0) 201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