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산책하러 나서면 아파트 숲 길에서
길냥이 몇 마리를 언제나 볼 수 있었다.
옛 생각이 떠올라 '야~옹' 하고 불러보면
잽싸게 숲 속으로 모습을 숨기곤 해서
서운한 마음에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추어 서있곤 했다.
봄을 맞아 다시 산책길에 나섰지만
그 길냥이들을 볼 수가 없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모두 죽어버렸나?
불길한 생각을 하면서,,,,
아련한 추억이 되어 떠오르는 풍경,
그리운 옛 집에서 내가 주는 먹이를 먹으며 모여 살던
고양이 삼대 가족의 생각으로 그리움에 젖는다.
어느날,
떠돌아다니는 길냥이가 새끼 한 마리를 우리집 데크 위에 놓고 갔다.
고양이를 키울 생각을 해본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얘를 왜 여기 데려다 놨을까,
좀 있으면 데려가겠지... 했으나 어미는 며칠째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처량하게 울고 있는 애기 고양이가 너무 불쌍했다.
어미에게 왜 버림을 받았을까...?
혹시, 내가 새끼 한 마리쯤 맡아줄 좋은 사람으로 보였나?
어쨋거나 얼떨결에 새끼 냥이 한 마리를 떠맡게 된 셈이다.
배가 고픈 듯 해서 우유를 그릇에 담아주니
허겁지겁 잘 먹는다.
다음 날도 나타나지 않는 어미의 소행을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내 손을 피하지않는 그 아기냥이가 애처럽기도 하고 사랑스러워
계획에 없던 일이었으나 그대로 우리집에 살게되었다.
우리집 고양이들의 역사는 그러한 우연으로 시작되었는데,
나를 엄마처럼 따르던 그 냥이가 어른이 되어 새끼를 낳고
그 새끼들이 또 어른이 되어 새끼를 낳더니
마침내 열 여섯마리의 대 식구가 되어버렸다.
고양이에 대한 아무런 예비 지식같은게 없던터라
얼떨결에 대 식구를 거느리게 되니
우리집 뜰은 냥이들 세상이 되버렸다.
지금은 그 애들이 그리운 추억속에 살고 있을 뿐이다.
*제일 처음 우리집에 왔던 '야옹이' (그 후 손주들까지 거느린 할머니가 되었다)*
*'야옹이'가 낳은 새끼 냥이 세 마리*
*아기들이 이렇게 자라 어른이 됬다.
두 마리는 여자, 한 마리는 남자애...*
그중 '겨자'라는 이름을 가진 냥이가 새끼 여섯마리를 낳았다*
*할머니 냥이가 또 네 마리 아기를 낳고...*
*그리고 '송이'라는 이름을 가진 애가 아기 두 마리를 낳았는데,
성격이 까다롭고 새침해서 오래도록 새끼들을 감추어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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