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이 달에도 찾아왔다.
초승달을 보기란 쉽지않다.
갓 태어난 어린 아기같이 조심스런 그 자태를 보려면
일삼아 초저녁 하늘을 살펴야 한다.
햇님이 지고난 후 아직 어둠이 내려앉기 전,
서쪽 하늘에 한 두시간 떠 있다가
사라져버리는 여릿한 초승달...
그제 저녁,
갈 길이 바쁜 듯 빠르게 산 너머로 내려가버리는
고단한 햇님을 배웅했다.
방금 서산마루로 사라진 햇님의 빈 자리는
고요한 여운과 더불어
노을 빛이 슬프게 아름다웠다.
적막감이 자욱한 '해 지는 방'에서
버릇처럼 바라보는 서쪽 하늘...
노을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어둠이 서서히 내리고 있는 산 아래 마을에선
하나 둘 가로등이 켜지고 있었다.
아.....,
그리고 허망한 서산 위에 나타난
가녀린 초승달이 아슬아슬하다.
초승달 옆으로,
고도를 낮춘 여객기가 소리없이 날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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