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초승달

권연자 세실리아 2021. 4. 17. 15:21

초승달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이 달에도 찾아왔다.

 

초승달을 보기란 쉽지않다. 

갓 태어난 어린 아기같이 조심스런 그 자태를 보려면

일삼아 초저녁 하늘을 살펴야 한다.

햇님이 지고난 후 아직 어둠이 내려앉기 전,

서쪽 하늘에 한 두시간 떠 있다가 

사라져버리는 여릿한 초승달...

 

그제 저녁,

갈 길이 바쁜 듯 빠르게 산 너머로 내려가버리는

고단한 햇님을 배웅했다.

방금 서산마루로 사라진 햇님의 빈 자리는

고요한 여운과 더불어

노을 빛이 슬프게 아름다웠다.

적막감이 자욱한 '해 지는 방'에서

버릇처럼 바라보는 서쪽 하늘...

 

노을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어둠이 서서히 내리고 있는 산 아래 마을에선

하나 둘 가로등이 켜지고 있었다.

 

아.....,

그리고 허망한 서산 위에 나타난 

가녀린 초승달이 아슬아슬하다.

 

 

 

 

초승달 옆으로,  

고도를 낮춘 여객기가 소리없이 날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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