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난을 키우는 기쁨...

권연자 세실리아 2021. 4. 20. 14:58

몇 해 전, 어린 대엽 풍난 다섯촉을 사다가 돌덩이에 붙여 심어놓았다.

풍난 종류가 원래 돌이나 나무에 뿌리를 붙이며 산다는,

보고 들은 풍월이 있는지라 내 손으로 키워서 꽃도 피워보고 싶었다.

이사 오기 전에는 꽃을 피우지 못하고 기다림의 시간만 흘러갔다.

 

이사하던 날,

어린 풍난들은 특급 대우를 받으며 물푸레마을로 옮겨져왔다.

넓은 옹기 항아리 뚜껑에 담겨 승용차 뒷자석에

행여나 다칠세라 모시고 온 것이다.

애지중지 날마다 들여다 보며

'잘 살아야 돼~'

'꽃은 언제쯤 보여줄거니?'

애정과 관심은 끝이 없었다.

 

이사온 후 첫번 째 봄을 맞았을 때

날마다 말을 걸고 사랑을 보여준 보람이 있었던걸까,

드디어 꽃대가 올라오고 싱싱한 꽃들이 조롱조롱 피었다.

아.. 그 은은하고 고급스런 향기라니...!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만큼 기쁨도 어디에 비길바없이 컸다.

 

이 봄에도 이 애들은 꽃대를 올리고

우아하게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다.

 

 

금년에 피어 한창 그윽한 향기를 퍼뜨리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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