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울어라 매미야..

권연자 세실리아 2021. 8. 16. 21:16

이른 아침,
바로 옆에서 우는 듯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어떻게 들어왔을까...

소리나는 곳을 찾아 가니
나의 '해 지는 방'이었다.
무슨 볼일 있어
이 높은 곳 14층까지 올라왔을까!
베란다 방충망에 발을 걸치고 앉아서
목청껏 울어대고 있다.

반가움에 다가가니
딱, 울음을 그친다.
울어라 울어라,
가슴 속 맺힌 한 모두 쏟아내거라.

땅 속에서 기다린 7년,
쏟아내고 싶은 말 얼마나 많으랴
울며울며 두서없이 토해내도
나는 모두 들어주리

일주일 쯤 목이 쉬도록 울고
떠나야 한다면
그 한 생이 얼마나
얼마나 아쉬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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