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참 오래전에 만나 친구가 되었지.
가을 호수가에서
참으로 오래된 친구가 소녀들처럼 만났다.
단발 머리 십대 소녀일 때 친구되어
우리는 꿈을 이야기하고
만나면 까르르 웃어가며 서로 어깨에 손을 얹고
쓸데없는 사진도 많이 찍었지...
호수가를 걸으며,
8층 높은 찻집에서...
소녀를 닮은 할머니들은 할 말이,
주고 받을 추억이 너무 많다.
.................
애기 낳다가 풋풋한 서른살에 세상 떠난 친구,,,
엊그제 만난듯이 생생한 너의 모습 잊을 수 없는데
친구야,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니.
우리가 너를 그리워하듯
모든 것 버려두고 황망히 떠난 이승을 그리워하진 않니?
훗날 우리 다시 만날 때 너는
늙어버린 우리를 몰라보지나 않을가,
추억 속에 있는 젊고 멋진 너를 생각하며
쓸데없는 걱정도 해보는구나...
어쨋거나 호수 옆 찻집에서
소녀를 닮은,
나이 지긋한 여자들의 가을 날이
아쉬움을 한아름 안은채 속절없이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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