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늦가을, 우리 집에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물고기 몇 마리를 얻어 온거지요. 집 안에 살아있는 다른
동물이 함께 있다는게 너무 활기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더군요.
그때는 얘네들 이름도 모르면서 그저 신기했고,
날마다 얘들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더라구요.
나중에야 알았지만, 얘들 이름이 '구피'라고하는 열대어 종류라는군요.
한 겨울을 함께 지내면서 식구도 엄청 불어났고,
얘들 키우는 적당한 방법도 터득했고요.
신기한 건, 물고기들은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 살 수 있는데
얘들은 그런 것 안해줘도 끄떡없이 잘 사는거에요.
겨울에는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열흘 까지도 아무렇지않게
잘 살더군요. 이렇게 키우기 쉬운 물고기는 정말 첨 봤어요.
식구가 많이 불어나자 달라는 이들에게 분양도 해 주었지만,
어른들과 아기들을 따로 떼어놓기로 했답니다.
옹기 그릇을 마련해서 갈라놓으니 한결 여유로워졌지요.
어미가 새끼를 잡아 먹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우리집 애들은 잘 모르겠어요.
물 갈아 줄 때마다 어미와 새끼들을 세어보곤 했는데
이젠 수가 많아 셀 수가 없지요.
아래는 어미와 아빠들 집이랍니다.
여긴 새끼들 집이에요.
어미가 되려면 몇 개월이 지나야....
그런데 그저께던가, 물고기들이 이상하게 모두 물풀 속으로 사라지고 없네요.
조용하더니 한 쪽으로 몰려 나와....
앞 쪽의 두 마리는 임신 중, 만삭이네요.
먹이를 주어도(까만 돌 위에도 먹이가 있는데...) 먹지 않고
몰려다니고만 있는게 수상하네요.
다른 때는 사람이 다가가기만 하면 먹이 달라고 펄쩍펄쩍 뛰기도 하는데....
그러더니, 다시 모두 풀 숲으로 몰려 들어가고
곧 해산할 듯한 엄마 한 마리와 그 주위를 어슬렁 거리는 숫놈 한 마리만 남았네요.
요 녀석이 곧 해산할 것 같아서 지켜보는 중입니다.
신기하게도 다른 녀석들은 얼씬도 안하네요.
자기들끼리 무슨 룰이라도 있는지....?
아니나다를까!
잠간 한눈을 팔았다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느새 두 마리를 나았어요.
어미 앞 쪽에 한 마리(까만..), 뒷 쪽 물풀 위에 한 마리...
얼른 새끼들 방으로 옮겨 놓고,
잠시 후에 보니 두 마리를 또 나았네요!
어미 앞 쪽에 나란히 -
이 유아 방에다 사진에 보이는 뜰채로 떠서 옮긴답니다.
이 날 하루 종일 시름시름 앓는 것처럼,
가만히 벽에 붙어서 낳은 새끼가 모두 열 아홉 마리였지요.
산모 지켜보며 새끼 낳으면 유아 방으로 옮겨 주느라 왔다갔다 하다보니
저도 꽤나(?) 분주한 하루를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아래 사진은
지난 유월에 두 주일 동안 여행을 하느라 집을 비워야했는데,
얘네들 때문에 고민을 했었지요.
날마다 먹이도 줘야하고 물도 갈아줘야 하고....등등
고민 끝에 생각해낸 방법은 큰 그릇(흔히 '다라'라고 하는)에
어미와 새끼를 모두 넣을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지요.
먹이도 두 주일 동안 먹을만큼 사진에 보이는 하얀 그릇에 담아주고....
여행을 떠났죠.
제발 우리 돌아올 때까지 살아있어다오, 기원하면서....
신기하게도!!
돌아와 보니 모두 멀쩡하게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새끼가 50여 마리나 더 불어난거에요.
그릇이 커서인지 물도 맑고 새끼들은 바글바글하고....
먹이 그릇은 깨끗이 비워져 있고...
얘들아, 고생했다!!!!
얘들도 살아가자면 고민이 많은 녀석들도 있는 것 같더군요.
물을 갈아준 후, 자살하는 녀석들이 있어요.
성격이 급하고 원만하지 못한 놈들이 그런 짓들을 하겠지만요.
가끔 집을 튀어나와서 멸치처럼 되어있는 녀석들을 보게 된답니다.
나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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