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싶은 詩

단풍 / 정양 시인

권연자 세실리아 2013. 1. 29. 16:29

 

 

 

       단풍

 

 

          단풍잎만 단풍이 아니다

        가으내 물드는 건 다 단풍이다

        정년퇴임한 가을이 산마다 곱다

 

        얼레덜레 물들던 산그늘이

        알록달록 수런거리던 산자락이

        골짜기마다 마침내 울긋불긋 타오르거니

        새우는 소리 눈물 없듯

        골짜기들 타올라도 연기 없거니

 

        막판이 저렇듯 타오른다면

        사람살이 얼마나 아름다우랴

        타오르는 골짜기들이

        소리도 눈물도 연기도 없이

        막판의 가슴을 훑어내린다

 

 

 

        정 양 詩人

         -한국문학」2012년 겨울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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