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그리운 봄의 전령사들...

권연자 세실리아 2021. 3. 29. 13:49

*2018년 3월 29일에 이런 글을 올렸다고,

페이스북이 알려주니

아련하게 떠오르는 아름다운 그 집의 봄을 그리워해본다.*

 

참, 별 일이다.

산 밑에 있는 우리집은

도심보다 기온이 낮은 탓으로 봄 꽃들이 항상 늦게 피곤했었다.

 

그러나 금년 봄은 정말 이상하다.

미처 꽃맞이 준비도 못하고 있었는데

순서도 무시한채,

지금 다섯 종류의 꽃들이

앞다투며 한꺼번에 활짝 피어버렸다.

매화, 개나리, 수선화, 체리, 목련.....

 

목련만해도 예년같으면

4월에 피었었고,

중순경에 예외없이 비 바람 몰아치는 꽃샘 추위가 찾아와

하얀 꽃잎이 시꺼멓게 멍들어 처참하게

쏟아져내리듯 져버리곤 해서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아렸었는데...

아직 삼월이건만 요며칠 사이에

깜짝 쇼 하듯이 꽃망울들이 모두 열리고 난리다.

 

사실 나는 아직

그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을 준비도 못하고 있는데.....

 

 

 

            묵은 가지들을 많이 쳐주었더니, 

            이봄에 새 가지들에 매화가 만발했다.

 

개나리도 늘어진 가지를 매년 잘라내니 꽃이 위에만 핀다.

 

            담 밑으로 돌아가며 솟아나와 봄을 맨 먼저 알려주는 수선화..

 

여릿하지만 만발한 체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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