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사과가 익어가는 계절

권연자 세실리아 2021. 9. 6. 16:31

몇 해 전, 장수에 사는 테클라씨네 사과밭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를 미리 샀다. 다 익은 후 그 나무의 사과를 직접 따왔는데 재미있는 추억이 됬다. (사과밭 이미지 설명)

 

 

나의 아침 식사는 사과와 당근 토마토를 갈아서 한 컵,

그리고 사과 몇 쪽과 구운 달걀 한 개다.

 

이렇게 일 년 내내 먹는 사과를 사러 얼마 전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에 갔다.

항상 싱그럽고 향긋한 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과일과 채소가 진열된 코너로 가보니

그날따라 빨간 사과가 보이지 않고 새파란 사과가 있었다.

그새 빨간 사과가 끝나고 풋사과가 나왔구나 생각하며

별 수 없이 풋사과 한 봉지를 들고왔다.

다음날 아침 먹어보니 뜻밖에 달고 맛있었다.

풋사과가 아니었다. 사과의 한 종류인 파란색 사과였나보다.

 

겉만 보고 시고 맛없을거라고 판단했던

내 생각이 완전히 잘못이었음을 알았고,

살면서 나는 이렇게 겉만 보고 판단하는 잘못을

얼마나 많이 저지르며 살아왔을까에 생각이 미치자

정말 모르면서 저지르는 죄가 많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일이 있은 후 일주일 뒤에 다시 그 매장을 가니

먹음직스런 빨간 사과,

요즘 제철인 홍로가 진열되 있었다.

반가워서 냉큼 두 봉지를 카트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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