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맞으며..

어쩌다보니 어느새 10월이다.

일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인데,

금년에는 이상 기후 탓인지 흐린 날이 계속되고 있다.

숲길 한 번 걷기도 썩 내키지않아서

단풍은 아직 들지않았겠지, 나를 위로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지난 해 이맘 때

나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며 10월을 마중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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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는 행복해지고 싶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이상한 병이 돌고있어

우리의 행동은 제약을 받고 있으나

마음마저 풀이 죽을 필요는 없겠다.

 

옛사람들은 행복의 조건으로

검소하게 살면서 복을 누리는 일을 말한다고 했다.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고,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복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

절제에 행복이 깃들어 있음을 깨우쳐주는 교훈이라고,

전에 법정 스님의 글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요즘 사람들의 생각과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깊이 공감하며 새겨둔 말이다.

 

어느날 새벽,

잠시 엄마아빠 보러 온 딸이

사진 찍으러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새벽 물안개가 걷히고 있는 호수...

호수 속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아주 고요하고 그윽해지면서

나는 더없이 행복해지고 있었다.

이런 소박한 행복들을

이 가을 많이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