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노래를 부르는 이상한 버릇 하나..

권연자 세실리아 2022. 2. 3. 12:26

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노래를

나도 모르게 갑자기 흥얼거리 듯 부르고 있는것이다.

이렇게 무심코 튀어나온 노래는 

며칠동안 내 입에서 맴돌고 있다가

어느날엔가 슬며시 사라지곤 한다.

 

어릴 때 부터

무의식 상태에서 항상 노래를 불렀던것 같다.

방에 다른 사람들이 있거나말거나

심지어 혼자 길을 가면서도..

갑자기 정신이 나면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오죽했으면,

내가 큰 다음에 아버지께서 

"너는 어릴 때부터 늘 노래를 부르고있어서

성악가가 되려나 했다"

라고 말씀하시던 기억도 있다^^. 

아쉽게도 성악가는 되지못하고 말았지만.

 

정말 노래를 좋아해서 내가 전공한 분야보다

평생 합창단에서 끊임없이 활약을 했다.

이런 저런 합창단에서의 활약 덕분에

발성하는 법도 그런대로 터득했는지,

성당 성가대에서는 그곳을 떠날 때 까지

쏠리스트로 활약하는 영광도 경험했다^^.

 

그런데...

요며칠 생각지도 않던 노래가 입에서 떠나질 않고 있으니,

남북 전쟁이 터지던 6월도 아닌데

이런 노래가 느닷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노래를 기억하시나요?

 

 

[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

꽃잎처럼 떨어져간 전우야 잘 자라

 

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 앞으로 앞으로

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

달빛 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

화랑 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

 

 

4절 까지 있었던걸로 기억되는데

2절 까지는 확실하게 기억하지만,

'한강수야....' 어쩌고 하는 3절 부터는 가물가물하다.

노랫 말이 군가같은데,

어린 우리들이 왜 이 노래를 그렇게 열심히 배웠는지...

어쨋거나, 슬프디 슬픈 감정으로

가슴이 벅차게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 늙은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면

슬픈 감정이 솟구쳐오른다. 

 

 

 

 

무명 용사의 녹쓴 철모와 돌무덤. 비목이 상징하는 처절했던 6.25 전쟁. (네이버에서 빌려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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