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가는 길 6/ 별의 도시에서 미사참례 후 행복감으로 가득..

권연자 세실리아 2013. 1. 20. 11:20

 

10월 10일 6일째                       

              뿌엔떼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 에스떼야(Estella) / 22km

                    (뿌엔떼 라 레이나마녜루→시라우끼→로르까→비야뚜에르따→에스떼야)

 

 

                       아직은 걷기 초보자인데 어제 내 체력의 한계를 살짝(?) 넘게 걸은데다가

                   감기로, 약의 후유증으로, .. 모든 것이 무의식 상태처럼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새벽이되면, 밤 사이 어디서 에너지를 공급받은 듯 벌떡 일어나서 길 떠날 준비를 하게되니

                  이 길에서는 내 힘으로만 걷는게 아니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오늘도 짐 하나를 부치기로 했는데, 카나다 학생 요아킴이 우리 방으로 찾아왔다.

       요아킴은 여러 사람이 자는 방에서 자고, 아침에 우리와 함께 짐을 부치려고 짐표까지 챙겨들고 왔었는데 

           그때 본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오늘의 목적지 에스떼야에서 서로 다른 알베르게에 묵게 됬었고(짐이 다른 곳에 도착하는바람에),

                     밤새도록 내린 비가 다음날 아침에도 그치치않아 까미노를 걷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심난한 아침을 맞게되자 몇몇이 버스를 타고 큰 도시로 이동했다고 한다. 

             고작 사흘동안, 저녁이면 알베르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것 뿐인데 그 사이에 정이 들었던가

                  그후 가끔 우리 내외는 요아킴 얘기를 하며 지금 어디를 걷고 있을까 궁금해 했었다.

            팜플로나에선, 자기가 파스타를 만들어놓고 오시라고 연락할테니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자고

          조용히 말하던 착한 청년이었는데.... 하지만 그날 저녁 우리가 모두에게 밥을 해주겠다고 하자

             먹을 사람이 열 명이면 너무 많다고 미안해하며 기어이 파스타를 만들어

              우리에게 가져다 주던 생각 깊은 젊은이였다. 어디에 있든 주님이 함께하시고 행복하길 빈다.

 

               

               오늘 역시 캄캄한 새벽길을 나서서 마을을 다 빠져나오도록 풍경을 볼 수 없었기에

               이 마을 출구에 있는 유명한 '여왕의 다리'라든가 성당 등 사진을 전혀 찍지 못했다.    

                       

 

             ▼ 첫 번째 나타난 마녜루(Maneru)라는 마을이다.

          고대 로마인들이 정착했던 마을이라는데, 대문에 붙어있는 가문의 문장들을 볼 수 있었다.        

 

                   

 

 

 

 

 

 

 

                ▼ 저 멀리 '시라우끼'라는 두 번째 마을이 보이지만,

                       포도밭을 지나고 언덕도 넘어 한참이나 더 걸어야 한다.

 

 

 

                  

 

 

 

 

 

 

           ▼ '시라우끼'라는 이름은 바스크어로 '살모사의 둥지'라는 뜻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면 뱀이 또아리를 튼 듯 보이는 것 같아서 그런 섬뜩한 이름이 붙여졌나 생각했는데,

          로마시대와 중세에 붙여진 이름으로, 마을이 언덕 위에 세워져 방어적인 기능이 있었고

           이 마을의 전략적인 위치 때문에 지나가기가 어려운 곳이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까미노의 전통과 문화, 예술적인 면에서 로마, 이슬람, 그리스도교의 문화가

                  혼합된 곳이라는데 흥미롭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 가을 추수가 끝난 밭에 건초더미가 많이 눈에 띄었다.

 

 

 

 

      ▼ 이렇게 두 갈래길이 나오면, 길바닥에 있는 돌에라도 노란 화살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 들길을 지나 아름다운 다리도 건너서....

                     오늘도 다리는 힘들고 힘들다.

 

 

 

 

              ▼ ㅎㅎ.... 노란 화살표가 없으면 이런 화살표라도 있는 까미노 길!

                  이래서 절대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그런데...이게 누구 덩이지? 소는 아닌것 같고

          동글동글 자그마한걸 보니 양이겠지? 저걸 줏어 모아 화살표를 만든 사람의 정성이 갸륵하다!

 

 

 

 

 

               ▼ 세 번째 마을 로르까(Lorca)

 

 

                ▼ 로르까산 살바도르 교구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 Salvador) 

  

 

 

 

 

                  

 

 

            ▼ 아득한 길... 저런 산 모퉁이를 돌기도 하고 넘어가기도 하는 까미노 길,

                    걷다보면, 길엔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 없다.

               서양 사람들은 다리가 길어서인지 성큼성큼 속도 빠르게 잘도 걷던데...

               그러나 이상한 것은 모두들 나를 앞질러 갔는데, 그날 머무를 알베르게에 도착해보면

        우리가 선두 그룹에 속하는 편이니 도대체 이 사람들이 어디서 놀다오는건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 나오는 거북이처럼 천천히, 거의 쉬지않고 걷는 내가 더 빨리 도착한다는 것^^.

           

                 

 

                   

 

 

        ▼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이나 올려다 보았다.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도 무척 아름다운데..... 지금쯤 서서히 단풍도 들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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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길바닥의 까미노 표시들....

 

 

 

 

       ▼ 비야뚜에르따(Villatuerta) 라는 마을에 있던 성모 승천 성당(Iglesia de La Asuncion)

 

 

              ▼ 성당 앞을 지나다보니 문이 열려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다른 순례자들도 들어가고 있네... 문이 열려있으면 순례자들은

                 성당에 들어가서 세요(스탬프)를 받는다.

 

 

 

 

      ▼ 스탬프를 찍어주던 할머니. 방명록도 있고, 조그만 바구니에 얼마씩 기부금을 넣고 나온다. 

 

 

 

 

            ▼ 에스떼야성묘 성당(Iglesia del Santo Sepulcro).

          까미노를 따라 에스떼야로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축물로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다. 고딕 양식의 문은 중세 조각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에스떼야라는 이름은 바스크어로 별이라는 뜻인데, 이 도시의 문장에도 별이 하나 그려져 있다.

          이 별은 사도 야고보가 잠들어 있는 꼼뽀스뗄라로 순례자들을 인도해 준다는 의미가 있는 듯....

 

 

 

 

 

  

 

              ▼ 언덕길로 올라와 겨우 찾아낸 알베르게.

 

 

                ▼ 이 알베르게는 교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기부제(도네이션)라고 되어있지만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10유로씩 받고 있었다.

            까미노 도중 머물게 되는 알베르게 중에서 기부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어떤 곳은 5유로 정도씩 공식적으로 받는 곳도 있었고, 돈을 받지는 않지만 입구에 함을 놓아두고

           마음내키는대로 돈을 넣도록 하는 곳도 있었다. 이 기부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쓰겠다.       

                 

 

 

     ▼ 알베르게 앞에 어떤 역사의 흔적인지 모르겠으나 무너지고 거의 살아져가기 직전의 현장이 있었다.

            거창한 흔적으로보아 중요했을 듯, 어떤 건물이었는지 궁금했으나.....

 

 

 

                ▼ 에스떼야의 이모저모.....

 

 

 

 

 

                 ▼ 우리가 저녁 7시 미사에 참례했던 성당 입구.

 

 

              ▼ 대천사 미카엘 성당(Iglesia de San Miguel Arcangel).

      이 아름다운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는데,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께서 뻬레그리노는 나오라고 하신다.

           앞으로 나가 어느 나라에서 온 누구라고 본명을 말하자 신부님께서 축복의 기도를 해주시고

                      뷰엔 까미노라고 하시며 순례자 기도문이 적힌 카드도 주셨다.

             이런 분위기.... 오랫만에 성체를 영해서인지 배가 부른 듯 든든하고 뿌듯한 기분이 되면서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함께 그 순간 가슴은 벅찬 행복감으로 가득했었다.  

                     

 

                                                                                                                          

                  

 

 

              ▼ 미카엘 성당은 1187년에 지어진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특히 북쪽 문이 아름다운데, 이 문은 스페인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어진 건축물 중

                  가장 화려하고 우아하며 사실적인 조각으로 알려져 있다.

 

 

 

 

 

 

 

 

                      

 

               저녁 식사는 이 알베르게에 머무는 사람들이 모두 둘러앉아 함께 먹었다.

               호스피탈레로가 하는 말이 자기들이 먹는 음식이라는데, 맛은 별로였다^^

               밤에 비가 오기시작해서 불안하다. 제발 내일 아침엔 비가 그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