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화석에 새가 없는 이유 -오인태 詩人- 뒤벼리*, 빗장을 열고 새 한 마리 빠져 날아가더라니, 훌쩍 사랑한다는 건, 이렇듯 스스로 가슴속에 감옥을 지어 슬픔이든지 그리움이든지 멀쩡한 얼굴 하나 가두는 일 언제 날아가 버릴지도 모를 여기에 와서 내 비록 사람의 갈비뼈가 왜 숭숭한지 알지라도 그 새, 또 한 사람 대책 없이 캄캄한 가슴에 묻으며 천 년 만 년 층진 이 암벽의 흔적 하나를 가만히 쓰다듬어보는 것인데 (*진주 남강변에 있는 퇴적단층을 끼고 도는 길의 지명, 이 길을 연인끼리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시집『아버지의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