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 어깨를 드러낸 자화상, 1912년, 목판에 유채, 42×34㎝, 빈 레오폴드 미술관 소장. 큰 화제였던 아트페어 프리즈의 수퍼스타는 피카소도 김환기도 아닌 에곤 실레(Egon Schiele·1890~1918)였다. 그의 작품만 모아둔 부스 앞에는 관객이 끝도 없이 줄을 서서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세기말 유럽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오스트리아 화가 실레는 어린 모델과 동거하며 노골적 성애 장면을 그리는 등 파격적 주제를 거침없이 쏟아내 지탄을 많이 받다가 28세에 요절했다. 그 극적인 삶이 영화와 책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작품을 볼 기회는 없었던 것이다. 실레의 수많은 자화상에서는 ‘질풍노도’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흔히 사춘기를 질풍노도,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