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134

피렌체 / 이탈리아

32년만에 다시 찾은 피렌체는 눈에 띠게 산뜻했다. 32년 전 그 겨울, 르네쌍스를 꽃 피운 이 도시는 우중충하고 스산한 느낌이었는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도시의 중심인 두오모 성당은 말끔하게 때를 벗겨내어 처음 건축되었을 당시처럼 선명한 색으로 아름다웠다. 그때와 같은 성당이건만 전혀 다른 화사한 느낌으로 도시 전체를 환하게 변화시키고 있었다. 피렌체의 정치, 사회적 중심이었던 시뇨리아 광장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미켈란제로의 다비드 상을 중심으로 여러 아름다운 르네쌍스 시대의 조각들을 감상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사상가인 단테의 집 앞에서 또 많은 생각에 잠기기도했다. 아름다운 두오모 성당의 여러 모습들. 산 죠반니 세례당의 세개의 문 중에서 동쪽에 있는 "천국의 문" 기베르티가 제..

베네치아 /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1986년 1월, 추운 겨울에 처음 방문한 이래 세 번째 방문이다. 첫 여행 때 산 마르코 광장에서 비둘기떼에 둘러싸여 모이를 주며 그 애들이 무섭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다.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않아 쾌적하게 산책하듯 광장을 거닐었었는데... 세 번째 찾은 베네치아의 모습은 사람에 치어 길을 잃을 지경이다. 그래도 배를 타고 골목을 누비며 그들 사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여전한데, 이렇게 관광객이 밀려오니 이곳 주민들은 오히려 베네치아를 떠나 이주하는 이들도 많다던데 그럴만도 할 것 같다. 풍광 좋고 아름다운 그들 삶의 터전이라해도 날마다 이렇게 시끄럽고 복잡하니 조용히 살고 싶은이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산 마르코 광장의 모습과 물길따라 굽이도는 골목을 돌아보았다. 한숨의 다리.

돌로미테, 코르티나담페초 / 이탈리아

몇 차례 이탈리아 여행 기회가 있었으나 언제나 중부지방 까지였다. 오랫만에 남부지방까지 내려갈 수 있는 여행코스가 마련되어 망서림없이 이탈리아 일주 여행에 나섰다.(5,6~5,15) 이탈리아는 개인 여행하기엔 약간 두려움이 없지않은 나라다. 왜냐하면 집시들이 판을 치는 곳이기에... 어쨋거나 전에 가보지 못한 여러 곳들을 돌아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첫 날, 트래킹 코스로 유명한 돌로미테로 달려갔다. 알프스의 연봉들이 솟아있는 곳이니 당연히 아름다운 곳이었고, 휴양도시 코르티나담페초에 도착하자 우렁차게 알프스 산 골짜기로 울려퍼지는 성당의 종소리가 나를 황홀하게 했다. 하노버에 살 때 날마다 듣던 그 종소리, 얼마나 그립던 유럽의 종소리인가! 한참이나 서서 종소리에 취해있었다. 코르티나담페초는 돌로미..

코비랍 / 아르메니아

코비랍은 그리스도교가 아르메니아 국교로서 태생된 곳이며 깊은 지하 감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 지하 감옥이 있어 성 그레고리우스가 13년 간 갇혀있었다고 한다. 지하 감옥이 있던 곳에 코비랍 수도원과 성당이 있다. 코비랍 성당은 아르메니아와 터키 국경 바로 옆에 있어 육안으로 국경 철조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철조망 너머에 아르메니아의 상징인 아라랏 산이 있다. 이제 코카사스 지방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여행지인 아르메니아를 떠나려한다. 떠나기 전 아라랏 산 옆까지 다녀왔다. 원래는 아르메니아 땅에 있었다고 하는 아라랏 산이다. 우리나라의 삼분의 일 정도라는 지금의 국토가 예전에는 더 넓은 땅이었으나 현재는 그 당시 국토의 십분의 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이 많고 서러운 역사를 가진..

게그하드 수도원 / 아르메니아

게그하드 수도원. 중세 아르메니아 건축과 장식 예술을 대표하며 천연 암벽을 깎아 만든 수도원이다. 4세기경 성 그레고리가 산 허리에 샘이 있던 동굴을 파고 절벽을 깎아 40년 넘게 걸려 만들었다고 한다. 수도원읕 9세기경 아랍인의 침입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는데 13세기에 다시 번창하게되었다고 한다. 이 수도원에 예수님을 찌른 창이 있어서 유명한데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며, 왕실과 권력있는 가문으로 부터 많은 기부를 받아 건물을 증축하거나 동굴사원에 화려한 장식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12세기에 기증받은 사도 안드레아와 사도 요한의 유물, 그리고 여러 세기 동안 독실한 방문객들이 기증한 토지, 금전, 필사본 등의 성물로 더욱 유명하다고....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수도원..

예레반 / 아르메니아

어느새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 왔다.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긍지가 물씬 느껴지는 수도원과 성당들을 둘러본다. 즈바노츠 수도원. 7세기에 건립된 그리스 양식과 비잔틴 양식, 아르메니아 고유의 양식을 총 결합하여 만든 당대 최고의 건축물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현재는 멀리 아라랏 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기둥들만 남아있다. 마테다나란 고문서 박물관. 만2천개에 달하는 아르메니아의 원문, 채식, 사본등이 잘 저장되어 있는 아르메니아 문화의 보고이다. 아라랏 꼬냑 (브렌디) 박물관.

알라베르디- 사나힌 / 아르메니아

나는 어느새 아르메니아에 와 있고, 이 나라가 사랑스러워졌다. 아르메니아 정교회! 그리스도교가 국교로 정해진 해가 서기 301년이라니... 깜짝 놀랐다. 서방 교회보다 훨씬 빠르게 이 나라는 그리스도 신앙을 받아들인것이다. 예수님 제자들이 이곳으로 와서 전도한 햇수까지 계산하자면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외세의 침략 등, 고난의 역사가 끊이지않았기에 세계를 떠도는 디아스포라 아르메니아인들의 수가 700만이나 된다는데 그중 400만이 러시아에 살고있다고 한다. 현재 아르메니아 인구가 320만이지만, 남의 나라에 흩어져 살고있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조국을 위한 원조를 끊임없이 하고있어 나라가 잘 버텨내고 있다는것이다. 마치 유태인들처럼..... 흩어져있어도 자기들의 ..

트빌리시 / 조지아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는 코카사스 산맥 남쪽 기슭 해발 500m의 구릉과 쿠라강 계곡에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다. 유서깊은 정교회 성당들이 이곳 저곳에 우뚝우뚝 서 있어서 수도에서 중요한 곳들을 본다며 돌아다녔는데 정교회 성당들만 돌아다니다 해가 저문다. 조지아 국민들의 신앙의 깊이를 알 수 있었던 하루... 영혼의 샘이라 불리는 성삼위 사메바 성당. 황금빛 돔으로 찬란한 이 성당은 트빌리시 시내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곳에 세워져있다.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러시아 대 정교회에 필적할만한 성당을 세우고자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의해, 온 국민의 헌금으로 건축되었다. 조지아의 최고 건축가 아킬 마인디아스빌리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트빌리시의 오랜 역사의 상징이라고 하는 므츠바리 강가 언덕위에 있는..

아나누리 /조지아

아라그비(Aragvi) 강을 막아 만든 댐으로 이루어진 진발리(Zhinvali) 호수가에 유명한 아나누리 성채가 있다. 성채 안에 성마리아 성당이 자리하고있는 아나누리 성채는 16세기~17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아라그비(Aragvi) 가문의 영주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이 성채에는 대를 이어 원수지간이었던 아라그비 백작 가문과 샨스세 공작 가문의 전쟁에 대한 가슴아픈 역사도 품고있다고 한다. 성당의 종탑 아나누리 성벽에서 내려다 본 진발리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