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134

카즈베기 / 조지아

깊은 산속에서 하루 밤을 자는 사이 나도 모르게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좀처럼 새벽 일찍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인데, 어찌된 일인지 꼭두새벽 5시에 눈을 떳으니말이다. 오늘 만나게 될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라는 성당 때문일까... 하늘처럼 높은 산 위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적막한 고요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성삼위 성당! 도대체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해발 2172m나 되는 높고 험한 언덕에 세운 것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하니 한층 더 신비스럽다. 그저 추측으로만, 외세의 침입이 많았던 나라이니 소중한 귀중품들을 보관하기 위해서가 아닐가 한다는 추측이 있을 뿐이라고..... 이 나라에 최초로 그리스도교를 전파했던 니노 성녀의 포도나무로 만든 십자가도 이곳에 수 백년 동안 보관되어..

구다우리 / 조지아

구다우리 마을로 향했다. 코카사스 산맥 속에 있는 마을로 스키장과 리조트가 있어 유명한 곳이다. 버스는 점점 산 속으로 들어가는데 하늘에 구름은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 그 웅장한 코카사스 산맥이 점점 자태를 명확히 드러내고, 굽이도는 산길을 돌고돌더니 1920m가 넘는다는 리조트 마을에 도착했다. 산 속으로 너무 깁숙이 들어온 곳에 호텔이 있어 적막한 기운과 더불어 산장이라해야 더 어울리는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런 분위기.... 짐을 부려놓고 달려나가 호텔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해는 지고 땅거미질 때, 막막한 슬픔에 젖는 내 버릇..... 또 이유도 모르게 나는 슬프다.

우플리스치헤-고리 /조지아

터키의 가파도키아 비슷한 동굴마을 우플리스치헤로 갔다. 그리스도교의 박해를 피해 지하 동굴이나 벽에 파인 굴 속에서 생활하던 가파도키아처럼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고 소규모의 동굴들이 있었다. 이곳은 그리스도교와는 상관없는 동굴 마을이라고 한다. 기원 전 1세기에 외세의 침입에 대항하느라 생긴 고대 동굴 마을이었다. 이들의 고난의 역사가 남긴 소중한 유적이겠으나 따가운 햇볕 속에 숨을 헐덕이며 바위산을 오른 일이 조금은 허망할 정도로 규모가 적었고, 그곳엔 가파도키아같은 영적인 숨결도 스며있지 않았기에 더욱.... 스탈린의 고향 고리로 갔다. 소련 공산당 독재자였던 스탈린,,, 1953년 스탈린 사망 후 사진과 편지 등 개인 소장품이 전시된 박물관이 있었다. 박물관 옆에 있는 스탈린 생가를 찾았다. 그의 ..

므츠헤타의 즈바리 수도원 /조지아

조지아의 옛 수도 므츠헤타. 그 옛날 4세기 경이라던가, 니노 성녀가 처음으로 이 나라에 와서 그리스도교를 전파할 때 그 당시의 수도였던 므츠헤타로 와서 왕과 왕비, 그리고 귀족들에게 먼저 전도를 했다고 한다. 왕은 기꺼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다른 신을 섬기던 곳에 십자가를 꽂았다. 그러자 귀족들도 너도나도 그 둘레에 십자가를 꽂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그리고 왕이 십자가를 꽂았던 산 꼭대기에 성당이 세워졌다. 현재는 십자가 성당이라는 뜻의 즈바리 수도원의 흔적과 성당이 남아있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므츠헤타의 스브티즈코벨리 대성당 / 조지아

조지아 사람들은 자신들이 초대교회로부터 지켜온 신앙은 물론이고, 자기들의 정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크다고 한다. 조지아의 옛 수도 므츠헤타에 도착하여, 스브티즈코벨리 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불리는 대성당에 들려 직접 확인했던바로도 경이로움을 느낄정도로 그들은 경건하고 진심어린 모습으로, 그 많은 성상들에 입 맞추고, 성호긋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진이나 찍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조지아 사람들에게 이 성당은 성지라고 한다. 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특별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던 날 입고 계셨던 옷의 일부가 이 성당의 무덤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3세기 경이라던가, 유대인 한 사람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품고 이곳저곳 다니다가 여기까지 오게되었고 마침내는 그 옷..

시그나기 / 조지아(그루지아)

이제 떠나는마당에 생각해보니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는 한이 매우 깊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소련연방이 해체되어 독립하기 전 까지는 한 번도 제 나라를 가져본 역사가 없이 줄곳 다른 나라의 속국으로만 지내왔다니 그 서러운 이야기를 풀어내자면 끝이 없을 듯 하다. 어찌 한이 많지않겠는가. 할 말이 많은 역사를 처음 만난 관광객에게 좀 더 알리고 이해시키려고 열정적인 가이드의 설명이 길고도 길다. 사흘간의 분주한 일정을 마치고 그루지아로 이동했다. 조지아 라고도 부르는 나라, 왜인지 나로서는 그루지아라는 명칭을 더 좋아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속국으로 지냈던 러시아와 현재까지도 사이가 좋지않다니, 러시아 발음인 그루지아라는 명칭이 당연히 싫겠지... 어쨋거나 코카사스 산맥이 아름다운 자태를 선명하게 보여줄 ..

마라자-쉐마키-쉐키 / 아제르바이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를 떠나 쉐키로 가는 길에 마라자 라는 마을에 들려서 이란의 이슬람 수피파 성인으로 불리는 디리바바 성자의 무덤을 방문했다. 쉐마키 마을의 마유 모스크 9세기~16세기 중세의 쉬르반 왕조시대인 쉬르반 왕조의 집안 무덤, 왕궁터 7개의 무덤이라는 의미의 예디굼바즈.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 쉐키 18세기에 건설된 쉐키왕궁의 여름궁전으로 프레스코화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칸사라이 궁전. 알바니안 성당. 실크로드의 대규모 교역상인 카라반들이 쉬어가던 카라반사라이. 카라반사라이 정원에서 저녁 식사

바쿠 / 아제르바이잔

(어느새 일년이 지난 2017년 6월 4일에 떠난 여행이다.)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오랫만에 스믈스믈 머리속을 오가는 순간, 어디로 가야 나를 만족시킬것이냐가 문제였다. 좀 색다른 신비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그런대로 정한 행선지가 코카사스 지방, 구체적으로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아(조지아), 아르메니아였다. 어쨋거나 나는 떠난다. 어떤 감동을 안고 올지.... 그런대로 기대감을 안고... 간다... 떠나고 본다. 저 124번 출구로 나가면 러시아 비행기가 나를 코카사스 지방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코카사스로 가는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아홉시간 비행 후 모스크바에 도착, 공항에서 아제르바이잔 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려 여덟시간쯤.... 공항 내에 있는 캡슐호텔에서 잠시 쉬고..

베오그라드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는 놀랍게 변해있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었던 2003년과는 분위기 부터 너무 달랐다. 기억도 가물거릴만한 세월이 흘렀지만 그 때의 풍경은 어느 것 하나도 잊을 수 없는 모습이어서 지금도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베오그라드! 오스만 투르크에 동로마가 멸망하면서 시작된 이슬람과 기독교의 분쟁, 그 불씨가 시작된 발칸반도! 그리고 그 분쟁의 중심에서 극심한 내전에 시달린 베오그라드는 전쟁의 상흔이 처참하게 남아있던 곳이었다. 지금도 어떤 건물들은 그 때의 아픔을 잊지않으려는 뜻으로 상처를 남겨둔 곳도 있었지만, 골목들엔 아름다운 까페들이 옛날의 아픔을 잊은 듯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어서 그곳의 역사를 조금 알고있는 사람인 나의 가슴은 찡한 감동의 물결이 출렁였다. 그리스 정교회 중 가장 큰 성당이..

루마니아의 산간마을을 지나면서...

루마니아의 크라이오바로 이동하면서 아름다운 산간 마을들을 보았다. 15 여년 전 처음으로 발칸반도를 여행할 때 황폐하게 버려져 있던 집들을 얼마나 슬프고 가슴 아프게 바라보았던가! 그때와 전혀 다른 평화로운 산간 마을들을 감격하며 바라보는 마음이 편안하면서도 한 편으로 애달픈 생각 또한 버릴 수 없는건 무슨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