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134

'피리부는 사나이'의 하멜른

독일에 머물고 있던 어느 해, 독일인 친구가 새로 샀다는 차를 몰고와서 갑자기 어디론가 가자고, 내려 오란다. 우릴 태우고 간 곳은 하노버 근처에 있는 도시, 동화 로 유명한 하멜른이었다. 전부터 알고 있었던 이야기의 도시여서 반가웠다. 도시 이곳 저곳을 한가하게 걸으며 돌아다녔는데 그 친구가 가지고 온 사진기로 찍어준 사진들을 후에 보내왔는데 사진이 많지는 않아서 아쉽기는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사진기도 챙겨가질 않았으니..... 피리부는 사나이 동상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한가롭게...^^ 골목길이랑 누비며 많이 돌아다녔으나 사진이 없어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을 하니 반가운 풍경들이 있었다. 고맙게 모셔왔다. 참 좋은 세상이다. 동화 의 내용은, 1284년 어느날 하멜른의 어린이 130여명..

오버아머가우

알펜 가도의 중간 쯤에 있는 오버아머가우는 민가의 벽에 그려진 그림으로 유명한 오지 마을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교통 편이 불편하고, 찾아가보니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하여간, 나는 이런 작고 사랑스런 마을을 좋아하기에 하마터면 그 마을에 눌러 살 번 했다^^. 마을 집들 벽에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대부분 종교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더러는 '헨젤과 그레텔' 같은 동화를 소재로한 것도 있었다. 마을의 중심가 양쪽으로 이 마을의 전통 민예품인 목각인형들을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서 구경하며 걷는 재미도 좋았다.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시냇물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시냇물 따라 어디까지라도 걷고 싶었다. 마을의 끝머리 쯤에 있는 극장에서는 십년에 한 번 씩 '그리스도 ..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과 추크슈피체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은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추크슈피체로 가는 등산로 입구인 도시이다. 기차 역을 끼고 동쪽의 파르텐키르헨 쪽과 서쪽의 가르미슈 쪽으로 나뉜다. 추크슈피체는 독일에서 유일한 알프스 산이므로, 결국 이 도시는 산악 리조트의 중심지인 셈이다. 추크슈피체는 해발 고도가 2964m이므로 한여름이라해도 눈이 있고 추으므로 옷차림에 주의해야 한다. 스웨터나 운동화를 신고 가는게 좋다. 그 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등산 철도를 이용하는데, 톱니바퀴가 있는 기차를 타고 2600m의 추크슈피츠플라트라는 역에서 내려 로프웨이로 갈아타고 산정역까지 간다. 다른 방법으로 산기슭에 있는 아이프 라는 호수까지 간 다음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산정역까지 갈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산정역에 내려서 보면 십자가가 서 있는..

베르히테스가덴과 성 발토로메 수도원

독일에 있을 때, 독일의 아래 쪽에 알프스 산맥을 끼고 동서로 누워있는 알펜가도를 기차로 여행하는 기회를 가졌었다. 가을이 무르익은 시골 마을들의 풍경이 감당하기 어렵도록 아름다워 어찌할바를 몰랐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베르히테스가덴은 알펜가도의 출발점인데,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지대로 짤즈부르그가 바로 가까이 있는 곳이다. 베르히테스가덴에서 쾨니히스 호수로 전동 유람선을 타고 35분 정도 가면 성 바르톨로메 수도원으로 갈 수 있다. 바츠만 산의 거대한 암벽 사이에 있는 이 수도원은 외부 세계와 철저히 격리되어 있다고 한다. 수도원을 찾아가는데 마침 잔뜩 흐리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베르히테스가덴 마을 중심가. 베르히테스가덴 선착장. 베르히테스가덴 선착장. 성 바르톨로메 수도원 전경. (엽..

북부 독일의 하노버

10월이지만, 하늘을 뒤덮고 있는 구름을 보니 오래 전, 내가 살았던 북부 독일의 하노버 생각이 난다. 거의 매일 흐리고 비 뿌리던 고색창연한 구 도시... 저 회색 구름들은 날마다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창 가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울의 극을 달리던 감정의 보따리를 끌어안고 마음과 몸이 함께 아프던 그 기억들이 새삼스레 떠 오르는 요즘이다. 여행했던 나라들의 사진들을 가능한대로 블로그에 올렸으나, 정작 가장 많이 방문했었고 (여름 방학이되면 두어달씩 머무르다 오곤 했는데...) 얼마동안 살기까지 했었던 독일의 사진들이 없으니 섭섭하다. 그 당시엔 핸드폰도 없고, 손쉽게 찍을 수 있던 똑딱이 사진기도 없었고 커다란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생각나면 한 장씩 찍다말다 했으니... 블로그라도 만들었다면 ..

노아의 방주가 안착했다는 아라랏 산

아래의 글은 코카사스 지방을 여행하던 그 해, 현지에서 여행하며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과 사진을 여기 데려왔다. ********************************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요즘 역마살이 낀 듯 코카사스 지방의 이 나라 저 나라를 누비며 다니고 있다. 보고 다니는 것들을 그날그날 생생한 느낌과 정보로 충실히 올려보려하나 역부족이라해야 할까. 호텔에 첵크인 하는 시각이 너무 늦어 씻고나면 12시가 넘으니 흡족할만큼 제대로 올릴 시간이 없다. 다음 날 또 새벽에 일어나 떠나야하니까... 어쨋거나 나는 어느새 아르메니아에 와있고, 이 나라가 사랑스러워졌다. 아르메니아 정교회! 그리스도교가 국교로 정해진 해가 서기 301년이라니... 깜짝 놀랐다. 콘스탄티누스가 313년에 그리스도교를 완전..

코카사스 산맥을 오르며...

페이스북은 참 친절하기도하다. 몇 년 전 코카사스 지방을 여행하던 오늘, 그 장엄하고 신비스러운 코카사스 산맥 어느 산 위에 있는 성당으로 올라가던 그날의 기록을 들추어내주니 또 얼마나 생생한 기억으로 그리운지....! 여행 중에 페북에 내가 올렸던 글이지만 여기로 데려왔다. *< 깊은 산속에서 하루 밤 머물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신선이 됬는지도 모르겠다. 좀처럼 일찍 깨어나지못하는 사람인데, 꼭두새벽 5시에 눈을 떴으니말이다. 오늘 보게될,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라는 성당 때문일까. 도대체 성당 이름이 어렵기도 하다. 하늘처럼 높은 산 위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적막한 고요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성삼위 성당! 도대체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해발 2170m나 되는 높고 험한 산 언덕에 세운 성당인지..

두 번 째 발칸 반도를 돌아보며...

처음으로 발칸 반도를 여행하며 가슴아파했던 2003년, 내전으로 어수선했던 발칸반도로의 여행이 허용되던 그 때의 모습은 너무 슬프고 아슬아슬하기까지했었다. 유고 연방이 해체되어 각각의 나라로 독립하기까지 그들은 지저분하고 끔찍한 전쟁을 했다. 옆집에 살던 가까운 이웃이라도 종교가 다르다고, 혹은 종족이 다르다고 서로 죽이고 죽이는 끔찍한 일을 서슴치않았다고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말도 않되는 이유들로 사라져버려, 산간 마을을 지나면서 불타다 남고 총탄에 부서진 집들이 곳곳에 허망하고 슬프게 남아있어 가슴이 먹먹하고 기막혔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다시 그 산간 마을을 지나며 옛날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것이 감격스럽고 놀라웠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다시는 전쟁없이 잘 살기를 빌뿐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도시 마테라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감기 몸살로 많이 아팠었다. 그 와중에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꺼내어 오랫만에 첫 장을 펼치니, "1786년 9월 3일 새벽 3시에 칼스바트를 몰래 빠져 나왔다......." 라고 시작되고 있다. 여행이란 느긋하게 다니기보다는 남들이 자고있는 시간에 새벽을 깨우면서 떠나야 제맛인가. 이번 이탈리아 일주를 하는동안 날마다 꼭두 새벽에 일어나 출발하느라 몸이 고단했다. 내 지난 날들에 몇 차례의 이탈리아 여행의 기회가 있었다지만 중부까지로 제한되었었고, 이번에 남부를 중심으로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돌아보게 되어 내 호기심이 어느정도 만족할 수 있었다고나할까. 그러나 아쉽게도 시칠리아 섬에는 갈 수 없었다. 하기야 괴테는 일년 9개월에 걸쳐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했다지..

산지미냐노(San Gimignano) / 이탈리아

아름다운 탑의 도시로 알려진 산 지미냐노는 11세기에서 13세기 무렵, 무역과 로마 성지순례 길로 번성했는데 그 시절 귀족들이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탑들을 세웠다고 한다. 이 탑들은 전쟁에 대비한 망루나 요새로도 사용되었는데 적대 세력의 침입을 막기위해 탑 위에서 기름을 붓거나 돌을 투석했다고한다. 당시 쌓았던 72개의 높은 탑 중에서 중심가인 두오모 광장에 7개의 탑이 세워졌었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탑은 14개가 있다. 산 지미냐노는 1353년 까지 번성했었으나 이후 피렌체의 지배를 받아 토스카나 대공국에 속하게 되었다.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산 지미냐노에서 바라 본 전원풍경들... 광장에 아침 시장이 열렸다. 맛이 기막히게 좋다는 유명한 아이스크림(젤라또) 가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