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레이놀즈, 어린 사무엘, 1776년, 캔버스에 유채, 89×70cm, 몽펠리에 파브르 미술관 소장. 잠옷 바람의 어린아이가 무릎을 꿇고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 그림을 보면 바로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 ‘오늘도 무사히.’ 버스나 택시 운전석에 흔히 매달려 있던 이 그림과 글귀는 종일 운전하는 기사님의 안전을 기원하는 가족의 마음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Joshua Reynolds·1723~1792)는 18세기 영국 미술계를 이끈 최고의 초상화가이자 교육자였다. 1768년, 영국 왕립미술학교가 설립됐을 때부터 초대 원장을 맡았던 레이놀즈는 화가로서는 드물게 기사 작위를 받았고, 세상을 뜰 때까지 무려 24년간 원장직을 유지했다. 장기 집권은 물론 능력이 없었다면 ..